1. 스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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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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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A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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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스카일러. 스카이 내지는 스칼라. 즉 하늘 내지는 학자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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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 꿀 탄 우유, 초콜릿에 담근 오렌지 | 가리는 음식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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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적 요약:
5-10세, 소학교 재학
10-13세, 부모님의 일을 도움
13-18세, 여행 및 결속
18-21세, 고등 아카데미 재학
21-현재, 지리학 연구자로 근무……하다가 도망쳤다.
2. 오코너
칼리움의 누구나 예상하기 쉽게 사막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 딱히 부유한 마을도 빈곤한 마을도 아니었다. 그냥 적당히 벌어 먹고 사는 가정. 파디샤를 따르는 평범한 가정 중 하나로, 그 자리에 오르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애당초 이기기가 쉬운 것도 아니고.
칼리움은 아름다운 자연이 주 관광자원이라 하나, 그런 사막에는 보물이 많이 묻혀 있기 마련이다. 이에 관광객들이 유물을 해치지 않도록, 그리고 유물의 가치가 미래로 이어지도록, 스카일러의 부모님은 유적의 가치가 바래지 않게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인류와 가까운 신인 에흐게니아의 사랑을 받아 살아가는 만큼, 인류의 흔적을 보존하는 것에 자부심이 컸다. 부모님은 항상 유적을 잘 보존해서 후대로 물려주어야 한다 말씀하셨다.
스카일러는 그런 부모님을 보며 자랐다. 유물을 보존하는 원리를 정확히 모른대도 부모님이 유물들을 소중히 여긴다는 점은 어린 아이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인류의 발자취, 흔적.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일을 도왔다. 이런 삶은 스카일러가 여행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3. 과거 행적
3-1. 여행
인류가 후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유물이라면 넓게 보면 문명이잖아요? 그럼 우리 옆에 있는 것들이 우리가 사랑할 전부는 아닌 거네요. 부모님, 저는 이 세계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싶어요! 이게 더 에흐게니아의 가치에 어울리지 않을까요? 더 많은 것을 보고 돌아오겠습니다!
……같은 말로 13세 즈음에 홀로 리프난시르 대륙 여행을 시작했다. 배낭 하나에 짐은 최소화. 부모님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돈도 많이 챙기지는 않았다. 다만 평범한 대륙 지도 한 장을 가방에 소중히 넣었을 뿐이다.
아무것도 나를 묶을 수는 없다! 여행길은 무섭고도 짜릿했다. 사투리라던가 의복이라던가 각 지역마다 특색이 짙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괜히 헤몬의 북부로 여행하려다가 대차게 다치기도 했고, 알프의 지하자원을 지키는 사람에게 말 한 번 걸었다가 의심의 눈초리를 받은 적도 있었다. 가장 오래 못 씻은 건 몇 개월이더라? 여름이면 열리는 항구를 구경한 적도 있다. 여행 중 까마귀 떼와 친구가 된 적도 있었다. 여행 중에 잔재주가 참 많이 늘었다. 찢어진 옷을 꿰맨다던가, 직감으로 독초 약초를 구별한다던가, 제 몸 지키기 위한 지팡이술도 이쯤에 연습했다고.
……여기까지는, 별 일이 없었다.
기억이 돌아왔으니, 전생의 스카일러는 이때의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거, 다시 느끼니 제법…….
3-2. 그 이후의 행적
기억이 돌아온 것은 여행 막바지, 결속을 다짐했던 때. 회귀 전까지는 별다른 일이 없었으므로, 비슷한 삶을 산 것 같다. 그는 한쪽 팔에 사도라는 증거를 새긴 채 집을 향했다. 부모님께서 무슨 취급을 할지 걱정되지만 들킬 것이 뻔했으니 먼저 보여주기로 했다.
그러나 다행인 건 부모님이 좋은 분이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당황한 듯했지만 스카일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일부 사람들은 스카일러를 꺼렸다만, 차별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부모님은 스카일러를 무척 신경 썼다. 그런 부모님을 두었기에 부모님이 새긴 가치만큼은 잊을 수 없는 것이다. 현재 네가 이끄는 세계는 다음 세대가 이끌게 될 것이다. 그러니 너는 때가 되면 세상을 그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네가 우리에게 좋은 것을 물려받은 것처럼. 나도 어리광을 참 오래도 부렸지, 슬슬 동심에 대한 미련은 버려야겠다…….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했다만, 역시 마탑에서 근무해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온갖 지식과 소문이 모이는 곳이니, 정보 수집에 제격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돈을 더 벌어 둬야 필요할 때 쓸 수 있을 테고……. 그리고 자신이 아는 것을 세상에 채워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카데미는 저번 생보다 빠르게 졸업했다. 마탑에서 스카일러를 받아줄 리 없으므로 꾀를 좀 썼다. 부모님의 이름으로 몰래 논문을 여러 편 보낸 후, 그 논문들의 저자가 자신임을 드러냈다. (나중에 들키고 혼났다.) 모쪼록 인재임을 어필하는 것은 성공했으니, 마탑에서 근무하는 것을 허락받는다.
사실 진짜 수난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마탑에서 수시로 차별을 받았다. 임금차별을 기본으로, 툭 치고 지나간다던가, 면전에서 손가락질을 한다던가. 무얼 해도 자신의 공로를 제대로 인정받는 일도 없었다. 반면 사회생활에는 눈치가 있는 편이라 알아서 숙였다. 예전에는 자신을 존경한다던 이들이 자신을 천시하는 것을 볼 때마다 비참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말투가 달라진 건 아마 이런 환경 차이에서 기인했을까. 그러나 별개로 예전보다 부유해진 모양새. 투자로 돈 좀 당겼단다.
모쪼록 마탑에서 400년 이상의 긴 시간을 보냈다. 정신력 하나는 단단한 편이라. 그리고 다른 사도들이 언제 돌아오는지,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소문을 모았다. 왜곡된 정보가 있더라도 가능한 한 도움이 되고자 하여, 몰래 필요할 만한 물건을 보내곤 했다. 당신들
파세르와도 연이 닿은 이후에는 그와 지속적으로 교류했다. 파세르가 다른 사도들에게 필요할 만한 물품을 알려주면, 스카일러가 물건을 구매해 두었다가 그를 통하여 물건을 보내는 식으로.
5020년, 불신자 토벌령이 내려오자 집에서 필요한 것들을 챙겨 도망다니는 삶. 여행 경력 수년차에 지리학 몇백년차인데 모르는 곳이 없어 잘만 도망다닌다. 들키지 않는 게 중요했다. 솔직히 무리 단위로 다니는 사람들에게 들킨다면 이길 자신이 없어서. (아무래도 신체가 튼튼하지만 결코 전투에 특화된 몸은 아니다.)
5024년, 북부로. 들키지 않기 위해 보통 사람들은 모를 만한 험난한 길을 택했다. 아, 내가 이 나이 먹고 절벽에 가까운 바위산을 걸어야 하나…….
4.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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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은 연구원 겸 학자……였습니다만, 이제 직업이 의미가 있긴 합니까? 예전에는 한 분야에 오래 몰두하는 것이 존경스럽다며 붙은 이름이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학자는 되지 못할 것이라는 조롱조로 사용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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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인 두루마리는 통에 넣어 허리춤에 차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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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지역의 문화를 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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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연하 불문 영특한 사람을 좋아한다. 조수 삼고 싶어하던 적도 있었죠. 일단 지금은 일개 도망자일 뿐인데, 조수를 논할 여부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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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부모님의 일을 도왔었는데. 제가 유물에 손 대도록 허용할 리가 없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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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본다면 말투에서 이질감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세상에 적응한 것뿐이다. 존경받는 학자일 시절에는 친근한 말투를 사용하는 쪽이 교류하기 편하여, 친근한 말투를 학습했다. 그에 반해 현재는 숙이고 사는 쪽이 익숙해서 경어체를 학습하였을 뿐이다. 즉 단순히 습관의 영역이라 지적받으면 자기 말투가 변했다는 자각이 없다. 뭐, 말투가 어떻든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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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도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고 있다. 파세르와 연이 닿은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그와 교류하며, 사비로 사도들에게 필요할 만한 물건을 전달했다. 옷이든 음식이든 특정한 물건이든……. 혹시 파세르를 통하여 타이밍 좋게 필요한 물건을 전달받은 적이 있다면, 스카일러가 보낸 물건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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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마냥 좋아할 수는 없게 되었다만, 믿느냐 하면 믿는다. 아무래도 신이라는 게 존재하니까 이 능력도 있는 거겠지, 정도……. 사실 신한테 별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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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고 싶다고 하면 좋은 정보를 많이 알려준다. 자신의 과거가 생각나서.
그리고……
바람은 흘러가야 하고, 사람은 성장해야 한다. 언제까지고 과거의 추억만 붙들고 살아갈 수는 없다. 동심이 언제까지고 자신의 것이라는 미련은 버려야 한다.
전후를 합하면 이미 900년은 산 셈인데, 이러고도 300~400년의 수명이 남았군요. 제 인생이 이렇게까지 길어야 할 이유가 무어란 말입니까……. 모쪼록 저는 너무 오래 살았습니다. 슬슬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죠. 제 여력이 닿는 한 가장 아름답게 가꾸어진 세계를 물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