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의심하지 마세요, 나는……."
NAME
ASTRAY NAME
CLASS
BIRTH
AGE · HEIGHT
GENDER
사지
아처
리토네
칼리움 · 에흐게니아
440 · 182cm
퀘스처닝
1
외관
기품 있는 무채색에 잘못 흘린 듯한 색채 몇 방울. 사람들은 여전히 그가 예쁜 포장지에 싸인 매끄러운 도자기라는 인상을 받는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살펴본다면, 그 포장지에는 여실한 흠이 가득 생겼다. 여전히 눈가와 입술에는 연붉은 화장기가 있고, 색유리를 끼운 둥그런 테의 안경은 그의 날카로운 눈매를 잘 가려 주고 있으며, 잘 틀어 올린 흑단 같은 머리는 마치 꽃 모양 같다. 다만 조금 과하다. 중용을 모를 정도로 장신구가 늘고, 피부에는 분을 얹은 태가 많이 난다. 얼굴에 난 잔 흉터를 가리기 위함인 듯.
옷은 여전히 도망자가 입기에는 당황스러울 정도의 새하얀 새틴 정복. 그러나 군데군데 상한 부분이 있다. 대퇴부 뒤쪽, 그러니까 무릎 안에서 반 뼘 정도 올라가면 시작되는 사도의 증명과도 같은 표식 역시 예외는 없다. 그의 표식은 특이하게도 대퇴부에서 발뒤꿈치까지 길게 이어지는 화살 모양인데, 지금은 끄트머리의 화살 깃만 남았다. 무릎부터 발끝까지, 두 다리 모두 끔찍할 정도의 상해를 입은 것이다. 따라서 두 다리 모두 종아리에 해당하는 부분은 맞춤 제작된 의족을 달았다. 라르케아의 마탑에 의뢰하여 몇 년간 여러 가지 기능과 협응을 정성스럽게 조율하며 만든 것이다. 마치 평생 이렇게 걸어 다닐 것을 다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당연히, 그렇게 좋아했던 기마, 사랑스러운 생물과 교감하는 기회는 모두 꿈도 못 꾸게 된 셈이다.
2
신성
잔
잔에 담긴 것을 꺼내려면, 기울이거나 넘치게 하거나.
본인의 감정폭에 따라 탁한 빛깔의 액체가 발뒤꿈치에서 흘러나온다. 이 액체의 성질은 점도와 빛깔만 감정 상태에 따라 크게 좌우될 뿐 이와 접촉한 타인을 치유할 수 있는 것 외에는 다른 특성이 없다.
주변 물체에 닿으면 흡수되고 시간이 지나면 마른다. 다만 발생 시 형태는 다양하다. 폭발적이거나 강한 감정은 방울져서 위로 둥둥 뜨는 경우가 많고, 채도가 높거나 색소 섞은 물에 가깝다. 반대로 가라앉는 묵직한 감정은 아래로 주륵주륵 흐르거나 고이고, 점도가 높으며 완전히 불투명한 색인 경우가 많다.
이를 물리적으로 조종하는 것 역시 본인 감정이 받쳐주는 대로다. 대부분의 경우 한 방울도 낭비할 수 없으므로 일정한 모양으로 방울지게 만든 다음 주위를 맴돌게 한다. ‘잔’의 내용물 격인 이 액체는 ‘샘’으로 통칭한다. 샘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형태는 말과 화살 모양이 전부다. 이를 형상화하기 위한 감정은 능숙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몇십여 년을 다뤄 왔기 때문이다. 이외 형태 구성은 불가능.
대체로 화살처럼 길쭉하게 변형한 후, 가지고 다니는 활에 걸어 쏜다. 맞으면? 압축된 액체이므로 당연히 헉 소리 날 정도로 맞는 느낌이 제대로 든다. 이러한 처사는 마수에게 공격할 때에도, 아군에게 치유를 할 때에도 동일하다. 다만 거리가 가까울 때에는 상냥한 병간호라도 하는 것처럼 손가락을 휘휘 저어 직접 입으로 흘려 넣어 주기도 한다. 섭취 혹은 접촉의 두 가지 경우 모두에서 유사한 효과를 발휘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어떤 신과도 결속하지 못한 그는 괴상한 신성을 하나 더 지니고 있다. 두려움, 적개심 등의 감정에서 생성되는 독성이 바로 그것이다. 생성되는 경위는 ‘잔’과 동일하지만, ‘독이 든 잔’이라! 네 신 중 어느 신성에도 해당되지 않으니 곧 사도의 증명이라 할 수 있으며, 바로 이러한 이유로 그는 이 신성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두려움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신경줄 굵은 사람이니 애초에 다행인 일.
나침반
≪ 활 ≫
그가 가진 물건들 중에 가장 단조롭고 검소하다.
흔히들 ‘롱보우’ 라고 하는 알프산 주목으로 만든 장궁이며, 1.8미터나 되는 길이를 자랑한다. 평소에는 활집에 보관한다. 따로 새겨진 무늬도, 더해진 도색도 없다. 평소 쓰는 각궁과 달리 갓 만든 것처럼 매끄럽고 손 탄 흔적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