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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 전하라."
 내가 또다시 이겼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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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APOSTLE NAME

CLASS

BIRTH

AGE · HEIGHT

GENDER

아르케네이아

패왕
 
리토네
 
칼리움 · 에흐게니아
 
640 · 179cm
 
​안드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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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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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한 시대를 호령했던 자가 먼지바람과 낡은 몰락을 끌고 걸어들어온다.

 

  감히 내려다보는 자 누구냐? 호탕하게 외치는 목소리는 그럴듯하나 이제 그의 음성이 그 어떤 전사도 무릎꿇리지 못하므로, 당신이 볼 것은 옛 통치자의 위엄이나 가장 강한 자라 불리는 이의 위용보다는 한낱 인간. 그 하나뿐이다. 꼿꼿하게 세운 허리, 턱을 치켜들고 쏘아보는 눈. 기어이 사그라들기 시작한 전성기를 붙들어 보려는 노력이건만, 시원찮은 것은 노화와 죽음이 영웅의 이름 앞에서도 평등한 탓이겠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어둡게 그을린 피부, 등 뒤로 늘어뜨린 백발. 조금 도드라지는 이마는 둥글게 마무리되고, 그 아래로 힘주어 그은 일획 같은 콧날이 이어진다. 깊게 들어간 안와 안의 눈매는 기세 좋게 치솟았고 입술은 얇되 윤곽이 분명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유난히 또렷하고 선명하며 사납게 빚어진 이목구비 안에서 짐승 같은 금안이 한 차례 번뜩인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 얼굴에 희미하게 서린 피로와 시간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그 눈빛만은 여전히 독에 받쳐 있다….

  …이유인즉 그 이마 한가운데 죄인의 낙인처럼 새겨진 하나의 십자 표식 때문이겠다. 화려할 것도 없고 위대할 것도 없으며 그 자신은 차라리 수치라고 여길 법한 사도의 증명이다. 눈 마주치는 순간 표식 또한 보게 되니, 가리려 해도 도리가 없으리라.

 

  해서 그 역시 모든 인간이 스스로를 무장하기 위해 썼던 수단을 똑같이 기용한다. 이른바 치장이라는 허영이다. 모래와 열기 위에서 살아가는 자들에겐 익숙한 희고 가벼운 천을, 제법 마르긴 했어도 여즉 단단한 몸체 위로 정갈히 두른다. 금속을 새끼줄처럼 꼬아 무릎 아래부터 발목까지 단단히 여미는 샌들을 신고, 머리 위부터 발끝까지를 칼리움의 태양 닮은 금과 보석으로 둘렀다. 머리에는 유리와 금사를 늘어뜨린 관, 목과 손목에 걸려 찰랑거리는 소리를 내는 금붙이들, 손가락의 보석 박힌 반지, 허벅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선을 따라선 금을 개어 만든 안료로 그린 복잡한 문양이 자리한다. 하나같이 정교하고 우아하나 다소 과한 구석이 없잖아 있다. 하지만 통치에 있어 늘 넘치는 것이 모자람보다 못하다! 그는 그렇게 믿으며 한평생을 살아왔으므로 이번에도 역시 후안무치하다. 

 

  그럼에도 이 자가 누구인지 아직 모르겠거든, 오른손에 들린 것을 보라. 제 키를 쉽게 뛰어넘는 거대한 하나의 창이 아닌가. 철을 몇 번이고 두들겨 모양을 잡아낸, 우아한 맵시다. 이름하여 레기온. 세 번의 백 년을 채우고 사라진 옛 파디샤의 반려 된 무기. 그가 창을 땅에 내리치며 재차 호령한다. 돌아가서 전하라! 아르케네이아가 너희에게 돌아왔으니.

 

  이번에도 얻을 것은 승리 뿐이라.

2

신성

패전

이젠 그 무엇도 겨누지 말라 하시니, 버림받았음이 분명하다….

  그의 손에 쥔 모든 무기는 이제 피부를 찢고 살을 가르는 대신 상처를 메운다. 창을 한 번 휘두르면 흐르던 피가 멎고, 도끼를 두 번 내리찍을 때는 새살이 돋으며, 검을 세 번 내지를 적에는 도리어 생기를 북돋는다. 마치 제가 지금껏 남긴 수많은 상흔을 도로 거두어 가는 것과 같이. 그리하여 신성의 활용은 실로 간단하다. 그저 지금껏 수도 없이 해 온 것처럼, 제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서 필요한 곳에 무기를 휘둘러 보이면 그것으로 아군을 낫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에흐게니아의 축복이냐고 묻는다면, 글쎄, 과연 생명 사랑한 신이 생명에 대고 부러 무기를 휘두르라 안배하셨겠는가…해서 어떤 신의 것도 아니리라 짐작할 따름이다. 우습게도 무기 다루는 실력은 여전하여, 혼란한 전장에서도 필요한 자와 필요한 때를 곧잘 찾는다. 그러니 그와 함께할 때에는 등 뒤에서 엄습하는 창날이나, 찌를 듯 쇄도하는 검끝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한다. 그것은 결코 사람을 해치지 못하고, 단지 자신이 지금까지 한 바를 돌이켜 담을 뿐이니. 베지 못하는 자에게 남은 것은 패전뿐이다. 그가 아무리 많은 상처를 수복할지라도.

 

  다만 다행이라고 할 만한 사실 하나, 이 신성이 마수를 상대로는 다소 다르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신의 사랑 받지 못한 존재라 베지 말라는 금제에서도 예외가 된 것인지, 기묘하게도 마수를 향해 휘두르는 무기는 제대로 된 유효타를 낸다. 더하여 그간 마치 수복한 상처를 도로 뱉어내듯 한 번의 검격에 수십의 상처를 내고 상처에서 피 멎지 않게 하며 기력마저 쇠하게 하니, 단지 그가 꺾어야 할 것이 마수 하나뿐이었던들 도리어 일전보다 더한 영웅이 될 수도 있었겠다. 물론 아르케네이아 본인은 그런 말을 듣거든 대노하여 곧장 창을 휘두르겠지만, 그 상대가 사람인 이상 베기는커녕 생채기 하나까지 말끔히 낫게 해 줄 따름.

나침반

≪ 장창 레기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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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pnansirKa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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